'가이드님 파리에서는 선물로 뭘 사 가야 하나요?'
투어 중간 중간, 혹은 종료 후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물론 질문하시는 분들은 누가 받더라도 기분 좋고 프랑스 느낌이 물씬 풍기는 성의 있는 것을 찾고자 이런 질문을 하시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너무도 다양한 선택이 존재하고 가격대도 천차만별, 혹시라도 실례가 될까
너무 낮은 가격대도, 너무 높은 가격대도 선뜻 권하기가 어렵습니다.(으앙)
그래서 준비한, 다양한 가격대와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선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백화점을 소개합니다!
파리 최초의 백화점으로도 알려진 르 봉 막셰.
더 정확히는 이 백화점의 식품관입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강남(파리에서는 센 강을 기준으로 좌안) 한 가운데 즈음에 자리하고 있는 곳이죠.
총 4개 층으로 이루어진 가정&식품관.
오늘은 지하 1층과 0층 위주로 둘러보며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할만한 것들을 찾아봅니다.
봉막셰 백화점의 가장 큰 장점은 조용하다는 것...!
물론 파리의 다른 대형 백화점들 또한 오랜 역사와 멋진 인테리어, 훌륭한 서비스를 자랑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조용하게 물건을 둘러볼 수 있는 봉막셰를 선호합니다.
평일 오후 4시경.
아무래도 고급 식품점이라는 인식때문에 삶에 여유가 있는(=프랑스에서는 주로 중장년층) 이들이 즐겨 찾죠.
왠지 마음이 안정되는 진열.jpg
각종 물을 이렇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반 마트에서는 볼 수 없는 제품들이 많아서 한참씩 구경하게 되죠.
그러다가 호기심에 하나 집어들고 내적 갈등을 마주합니다.
내 안의 허세가 꿈틀거린다!!! 이것을 한 번 사서 마셔보고 싶다!! 금가루 맛이 날 것 같아!!!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립니다. 이러려고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왠지 마음이 안정되는 진열2.jpg
지하 1층으로 내려가 주류매장을 둘러봅니다.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가자마자 펼쳐지는 신세계!
정면에는 위스키, 꼬냑, 아르마냑 등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 날 친구에게 부탁받은 깔바도스를 구입하기 위해서 이곳을 찾았는데요!
샤를 드골 공항 내 면세점에서도 칼바도스를 구입하실 수 있어요.
물론 시내의 주류 전문점 니콜라스nicolas 에서도 구입 가능
가격대별로, 브랜드 별로 늘어선 노르망디와 브르타뉴 지역을 대표하는 주류입니다.
이 지역들은 강수량이 많아서 포도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기후환경이 아니라, 사과를 이용한 술이 발달합니다.
그것이 바로 흔히 크레페와 단짝으로 알려진 시드르(cidre, 알콜 2.5-8도),
이를 증류해서 만든 브랜디, 깔바도스(calvados. 알콜 40도)죠.
술을 잘 하지 못하는 분들께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시드르, 평소에 술을 즐기는 분들께는 깔바도스!
지난해 한국으로 휴가를 갈 때 다가올 명절때 어르신들 함께 드시라고 1리터짜리 한 병을 구입해갔더랬죠.
명절이 지나고 한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앞으로는 다른 거 말고 술을 사 오라고(...)
30대부터 70대까지, 술 좀 한다는 친척분들이 그렇게들 맛나게 즐기셨다고 하는 후문!
(조금 달리신 분들도 다음 날 숙취가 없는 것이 가장 좋았다고 하십니다....)
칼바도스 진열장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크리스티앙 드후앙. 100유로를 훌쩍 넘는 것부터 230유로까지
제가 술을 잘 못해서(정말입니다...?) 무슨 차이일까 싶은데... 일단은 생산년도에서 차이가 많이 나네요.
여차저차 탐색을 마치고 눈을 왼쪽으로 돌려보니 빠빰
초록요정이라 불리우던, 19세기를 대표하는 술! 압생트가 종류별로 놓여있습니다.
압생트를 마실 때 각설탕과 얼음물이 필요한 이유. 알콜도수 70도!!!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왼쪽에 놓인 압생트는 전용 스푼도 함께 주는 구성이네요.
한국에서는 칼바도스와 마찬가지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 아직은 아닌지라, 이 또한 선물용으로 좋을 것 같아요.
술을 즐기시면서도 인상파를 좋아하는 분들께 제격!
빼놓을 수 없는 와인도 한 가득...
지역별로 구분을 해 놓아서 원하는 와인을 조금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합니다.
메독을 상징하는 아뻴라시옹 마고가 한쪽에 모여있네요.
샤또 마고가 가장 유명하지만 그것 하나뿐만은 아니라는 점!
와인의 세계는 깊고도 넓어라
샴페인도 빼놓을 수 없겠죠!
프랑스의 샹빠뉴 지역에서 만든 것만 샹뺘뉴라 부를 수 있고, 프랑스의 칼바도스에서 만든 것만 깔바도스라 부를 수 있는
이보다 프랑스적인 선물이 있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 지역에 가서 직접 구매한다면 더 의미가 있겠지만- 파리에서 모든 지역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으니 수도라 불릴만 하지 않나요?
주류는 평균 25-300유로 이상까지, 제법 가격대가 있는 선물이었습니다.
이제 0층으로 올라가 조금 더 보편적이고 저렴한 녀석들을 만나볼까요!
디종 머스터드
스테디 셀러죠. 집에서 소시지 큰 거 하나 구워 핫도그 빵에 올리고 양파 썰어 갈색 날때까지 살살 볶은 거에 머스터드 소스 쫙 뿌려주면!
신혼인 친구, (밥을 해 먹는) 자취하는 친구, 친인척에게 선물하면 좋을 아이템.
왼쪽은 다양한 버전의 머스터스 4종류가 모인 세트, 오른쪽은 꿀이 첨가된 머스터드.
함정은 유리병이라서 조금 무거울 수 있다는 점!
포숑도 있고
마리아쥬 프레르도 있고
다망 프레르도 있고
쿠스미도 있습니다.
가볍고 저렴하고(20개 티백 15유로 내외) 만족도 높은 가향차의 신세계를 만날 수 있는 프랑스!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좋고,
직장인이라면 자잘한 선물 대신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탕비실을 채우는 센스를 발휘할 기회도 바로 지금이죠.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리스트는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르코 폴로와 웨딩 임페리얼, 쿠스미의 크리스마스 티와 딸기향 녹차.
이미 유명한 것들이지만 유명한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보편적으로 검증된 향이 모두를 위해 크게 무리가 없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커피 매니아들을 위한 원두도 판매합니다.
기념품이나 선물로도 좋을 것 같은 포장! 프랑스의 대형 커피 브랜드인 꽁뚜아 히샤(한국에는 리샤라는 이름으로 초콜릿과 마카롱이 판매되고 있는 듯합니다...?)에서 나온 유기농 아라비카 원두네요. 블랜딩 방법에 따라 파리의 유명 장소 이름을 붙이는 센스를 발휘하며 제 눈을 사로잡고야 말았습니다
만 네스프레소 캡슐따위를 마시고 있는 저는 돌아설 수 밖에...
하지만 이 커피, 꽤나 괜찮은 기념품 겸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파리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를 한국에서 커피로 기념할 수 있다니^^
커피에 곁들이기 좋은 과자도 찾아볼까요.
일반 슈퍼마켓에서 볼 수 없는 (나름) 고급스러운 과자 코너에서 눈에 띈 것은
여기서는 고프르, 한국에선 웨하스라고 불리우는 녀석이네요. 일단 가격도 착하고 가볍지만 부서질 수 있다는 큰 함정이 있죠.
위 사진부터 순서대로 바닐라, 초코, 딸기맛이 있습니다.
손에 쥐면 깨질까 바람불면 날아갈까 노심초사 걱정하시는 분들을 위해 철통 케이스 대왕버전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여행 중에 캐리어에 넣으면 부서지기 쉬우니까요.
9유로면 가격도 바람직하고... 일단 제가 먹어보고^^ 괜찮으면 이번 휴가때는 이것으로 소소한 즐거움을 나눠야겠네요.
구매 완료!
버터맛 와플. 이것 저것 다 떠나서 케이스 자체가 무척 예쁘네요.
와플 역시 튼튼한 틴케이스에 담긴 큰 용량이 있습니다. 내용물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 케이스가 갖고파요. 뭘 넣을 수 있을까... 설사 뭘 넣지 못한다 해도 그냥 갖고만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랑 비슷한 취향이신 분들은 이해하시겠죠...^_ㅠ
이 날, 몇 개의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곧 이어 개봉기도 함께 선보일게요. 파리를 닮아, 다양한 매력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봉 막셰 백화점의 위치는
지하철 10,12호선 Sevre babylone
월-토요일 10:00-20:00
목, 금요일은 21:00까지
*7월 4일(토)은 특별히 21:00까지 영업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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