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로자전거나라 프랑스 가이드 한지수입니다.
로스코 전시가 끝난 후, 지베르니 인상주의 미술관에서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상주의의 작품들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 수집의 여름 »이라는 전시 제목부터 인상적인 데다 과연 어떤 컬렉션들을 모은 여름일까! 하는 기대감이 들어서 다녀왔습니다.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화가이자 지베르니 마을의 주인공인 모네의 집과 정원부터 보고 와야겠죠. 자주 오지만 언제 와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정원의 풍경은 당연히 아름다웠는데 이 포스팅을 위해 찍어온 사진들을 다시 보니 정말 모네의 그림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멋있네요. 때마침 연못의 해초(?)를 제거하고 수련의 위치를 조정하는 나룻배를 탄 정원사를 보는 귀한 경험도 했습니다. 이 물의 정원 속 수련들은 그냥 마구 아무렇게나 있는 게 아니라 모네의 그림 속 풍경처럼 수련이 자리를 잡게끔 모네의 집 관계자들이 숨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전시장으로 들어와 전시 개요부터 살펴볼까요 ? 올 여름, 지베르니 인상주의 미술관은 그림, 조각, 드로잉, 지문 및 사진 약 250점의 작품을 통해 인상주의와 현대 미술 사이의 대화를 보여줍니다. 게다가 이번 전시를 위해, 지베르니 미술관은 많은 공공 컬렉션 (국립조형예술센터, 노르망디 루앙 지역 현대미술기금, 파리 클로드 모네 고등학교 등)에서 중요한 작품을 기탁받았다고 합니다.
전시장 초입부에는 모네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외젠 부댕의 그림들이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노르망디에서 인상주의의 출발을 알리고 있습니다. 부댕이 모네에게 가르친 것은 화실에서 그림을 그릴 것이 아니라 야외로 나가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런 부댕의 가르침이 오늘의 모네라는 인상주의 대가를 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19세기 프랑스 미술계의 주인공들이자 오르세 미술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카유보트, 시냑, 피사로 등의 작품들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네의 연작시리즈가 미국에 많이 팔려 나가고 그의 영향을 받은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티스트가 앤디워홀이라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지만 인상주의 화풍으로 그려진 미국의 풍경들을 보게 된 것은 처음이어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주의라고 하면 뭔가 고즈넉한 자연의 풍경을 그려내야만 할 것 같은데, 인상주의 화풍으로 그려진 뉴욕의 도시와 건물 풍경을 보니 색다르더라고요.

일본 예술가 히라마츠 레이지는 지베르니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적이 있던 작가라고 하는데, 역시 일본을 사랑했던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들의 모습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모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작품을 많이 만든 작가인데, 1994년에 파리의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보고 영감을 받고 이후 지베르니에 와서 인상주의 대가 모네의 정원을 둘러보았다고 합니다. 이후 물과 반사의 풍경, 사계절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가 되었고, 이 병풍 작품들은 클로드 모네가 일본의 현대 화가에게까지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나를 보여주고 있죠.

전시장 밖을 나와 미술관 정원을 산책하며 모네의 건초 더미 연작을 연상시키는 건초 더미 세 뭉치를 구경했습니다.
이 미술관의 정원엔 6월달엔 개양귀비를 심고, 7월달엔 건초를 만들어 놓으며 모네에 대한 애정을 맘껏 뽐냅니다. 빛의 화가의 발자취를 따라 전시도 보고 동네를 산책하니 그에 대한 애정이 절로 생겨나는 여행이었습니다. ㅎㅎ
주소 : ?Musée des Impressionismes Giverny : L’Été de la collection
전시일정 : 7월 14일부터 10월 2일까지
개장 시간 : 매일(공휴일 포함)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 마감시간 오후 5시 30분).
입장료 : 전시회: €6 | 4.5 €
박물관 정원: €2 | €1
전시 + 정원: €7 | 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