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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우아함을 만나는 곳, 꼬냑 제 Cognacq-Jay Museum
작성자 김선영 가이드 등록일 2019-02-09
조회수 3,548

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만큼 파리의 매력을 잘 담아낸 표현이 또 있을까요? 너무나 정확한 표현이죠. 

하지만 이 표현으로만 그치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매력으로 넘치는 곳이 파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표현에 우아한 매력을 더할 수 있는 곳으로 '꼬냑 제'라는 박물관을 소개해드릴게요.


 

우선 이 꼬냑 제라는 박물관은 파리 중심에 위치한 사마리텐 백화점을 만든 사업가 꼬냑((Théodore-Ernest Cognacq)과
그의 부인 제(Marie-Louise Jay)가 20세기 초반에 함께 수집한 로코코 양식의 가구, 회화, 조각, 도자기 등을 전시하는 곳으로
1929년 부부의 이름을 따 꼬냑 제 박물관(Musée Cognacq-Jay)이라 합니다. 이런 낭만적인 이름이라뇨 ㅎㅎ

 


 

처음 생겼던 시기에는 오페라 지구에 위치했으나 현재 마레 지구의 16세기 도농 저택으로 이전하여 그 고풍스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규모가 크지 않아 30분 ~ 1시간 정도만 투자한다면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고, 입장료가 없는 무료 박물관임에도 불구하고
로코코 회화의 대가 프랑수아 부셰의 작품들까지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라 손님들께 항상 권해드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길을 걷다보면 지나칠 수 있을 법한 작은 간판과 작은 현수막이 걸려져 있기에 주변을 잘 보면서 가셔야 합니다 ^^

 


 

입구로 들어가면 작은 공간이 보이고 왼편의 하얀 문, 입구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간단히 가방 검사를 받고 나면 직원이 무료 티켓을 건네줍니다.

상설 전시는 무료, 특별 전시는 6-9유로 정도의 입장료가 있지만,
제가 방문했던 날은 특별전은 없는 날이라 무료 티켓을 받았죠.


 

그리고 내부로 들어가면 닳아버린 계단이 바로 보입니다. 

전시관은 우리 식으로 2층과 3층이기에 한 층 올라가야겠죠?


 

2층으로 올라서자마자 한 켠에 놓인 조각들, 뭔가 중요해보이지만
오늘 저의 목적은 부셰와 공간의 우아함을 즐기는 것이었기에 살짝 넘어갑니다.

안쪽에 보이는 작은 문으로 더 들어가게 되면 보온과 장식, 부를 과시하던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고,
18세기에 사용된 그릇 및 도자기들을 볼 수가 있죠.

 

그 중 너무나 갖고 싶었던 도자기 인형들!

미네르바와 바쿠스, 봄의 정령 플로라들을 표현한 도자기인데 색 표현이며 동작의 표현이 정말 우아하죠?

예전에는 이런 작은 도자기 인형으로 집을 장식하기도 하고, 서로에게 선물을 주며 마음을 표현했을 겁니다.

또한 당시 전 세계의 모든 예술, 문화의 중심이었던 베르사유 궁전에서 유행하는 의복, 화장 등을
그대로 이러한 도자기 인형에 담아 세계 각국에 보내 그 유행의 흐름을 공유했다고 하니
지금의 잡지 보그와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 이러한 도자기 인형들이겠죠!



그리고 정말 우아함이 넘치던 공간들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귀족의 저택을 그대로 유지하며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보니
이렇게 과거의 흔적을 담고 있는 공간들까지 마주할 수 있죠. 

작품들을 보며 천천히 걷다보면 괜시리 우아한 귀부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도 느껴집니다.



괜히 한 번 누워줘야할 것만 같은 침대도 있네요. 그런데 침대 크기가 많이 작죠?

실제로 이 곳 뿐만이 아니라 베르사유 궁전을 가셔도 작은 침대를 보실 수가 있는데,
그 당시 이렇게 침대가 작게 만들어진 이유는 나중에 베르사유 투어를 참여하시면 아실 수 있답니다 ^^



그리고 작은 공간이지만 여기에도 시간에 맞춰 무료 도슨트 프로그램이 있어 작품마다 의미를 알 수 있답니다.

제가 방문했던 시간에는 막 신청이 끝난 시간이라 참여할 수 없었지만
곳곳에서 계속해서 마주했기에 조금씩 귀동냥을 해서 들을 수 있었죠.



그 중 흥미로웠던 것은 이 여인들의 비밀스러운 서랍이었습니다.

각종 나무를 섞어 화려한 무늬를 만들다 보니 제작 기간도 보통 하나의 서랍 당 한 달이 걸리고, 값도 꽤나 나갔다고 하죠.
하지만 당시 비밀이 많았던 귀부인들은 칸마다 잠금장치가 되어있는 이 서랍이 필수품이었다 합니다. 무슨 비밀이었을까요...?



그리고 서랍만큼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 그림, '리본장수'라고 하는 그림으로
그 당시의 여인들의 투왈렛 풍경을 볼 수도 있고, 방문판매의 모습까지 살펴 볼 수 있어 흥미로웠죠.

아무래도 로코코 양식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곳이다보니 그 특유의 부드러움과 장식적인 모습이 가득한 그림들이 많고,
당시 살롱 문화를 주도한 귀부인들의 삶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도 많아 그 시기를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답고도 중요한 것은 바로 여기, 부셰의 공간입니다.

로코코를 대표하는 최고의 화가 프랑수아 부셰!
루이 15세 시기 상류층을 중심으로 발전한 로코코 양식을 가장 잘 표현하고 계승한 화가로
가볍고, 밝고, 부드러우면서 우아하고, 장식적이고도 에로틱하면서 세련된 로코코를 대변하는 그림들을 많이 남겼죠.

18세기 가장 프랑스적이며 프랑스다움을 완벽히 보여주는 화가가 부셰이고,
그에게 헌정된 공간이 위 사진 속 공간입니다.

부셰의 그림들을 한 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라니, 벅찹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그림은 '사냥에서 돌아온 다이아나'라는 작품으로 교묘하게 깔린 에로티시즘을
위에서 언급한 부드러움, 따뜻함, 가벼움, 밝음, 우아함으로 가려 표현한 그 시대를 대변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또 눈길을 끌었던 그림, 부셰의 '채소가게'인데, 채소 가게라는 제목은 제목일 뿐!
밀회를 즐기는 연인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겨져 눈길을 확 끕니다.

게다가 부셰 특유의 부드러운 터치와 밝고 따스한 색감과 몽글몽글한 표현으로 
굉장히 낭만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그림이기도 하죠. 



또한 그림만이 아닌 귀부인들이 사용했던 소품들도 같이 볼 수 있는데, 그 중 아래에 놓인 작은 함들은
그녀들이 지니고 다니던 캔디 통이라 합니다. 사람 사는 것은 똑같네요^^

보다 보니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람하게 되는 곳입니다.

18세기 화려했던 귀족 문화, 로코코 양식의 가구, 회화, 조각, 생활 소품 등을 저택 안에서
마치 귀부인이 된 것처럼 감상하니 예술과 낭만의 파리가 더욱 아름답고, 우아하게 느껴집니다.



이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해준 꼬냑씨에게 너무나 감사한 순간이었답니다 ^^

심지어 여유있게 둘러봤음에도 불구하고 4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지치지 않게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답니다.

여러분들도 마레 지역 돌아보시다가 쉬어갈 겸 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로코코도 경험할 겸 한 번 들러보세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우아하게 작품과 공간을 즐기며 파리의 우아함을 담아가실 수 있을겁니다 :-)

 

 


Cognacq-Jay Museum
 8 Rue Elzevir, 75003 Paris
월요일 휴무, 10: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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