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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현지 가이드들이 전하는 생생한 여행 정보

제목
지금 우리는 시칠리아 1편
작성자 김덕선 가이드 등록일 2020-01-20
조회수 1,558


Non invidio a Dio il paradiso
 
perché sono ben soddisfatto di vivere in Sicilia.




federico II 
나는 신의 파라다이스가 부럽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시칠리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신의 식탁 시칠리아 
 

나는 어렸을 때 15가구 정도가 살아가는 조그만 마을에 살았다.
 
주위에는 강과 들이 있었고

동네 친구들과 산과 들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주 작은 동네였기에

차를 타고 한 20분쯤 가면 큰 마을이 있었다.

그곳에는 매주 5일장이 열렸었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늘 신기하고  재미있는 놀이터 같은 곳
 


큰 가마 속 지글지글 끓는 기름에 노릇노릇 익어가던 통닭

대포가 터지는 소리에 귀를 막고 고소한 냄새에 침을 삼키며 기다리던 뻥 튀기

아주 노란 빛깔에 달콤한 냄새로 나의 모든 관심을 받았던 바나나

하얗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생크림이 잔뜩 들어간 빵

김을 모락모락 피어 올리며, ‘나는 정말 맛있어’ 라며 유혹하던 호떡까지
 


그 시절 그 곳은 나에게 가장 사랑스런 장소였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던 나는 도시로 이사를 오면서 그 곳을 잊고 살았다.

 
 
 
5년전


처음 팔레르모를 여행하며 마켓 투어를 참여했다.

3시간 동안 팔레르모 시장을 돌아다니며 길거리 음식을 소개하고 먹는 투어였고,

가이드였던 나는 먹거리 보다는

그가 어떻게 투어를 진행하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나갔다.

투어는 아침 9시부터 시작되었다.

원래 아침을 잘 먹지 않기에 먹방 투어에 살짝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흥미로운 투어라 가이드를 따라 나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골목 한쪽에서 찐한 오렌지 향을 풍기며 우리를 맞이했던  가게

즉석에서 오렌지 3개를 뚝딱 자르더니 있는 힘껏 착즙기를 누르니

샛노란 색깔에 알갱이가 둥둥 떠다니는 주스가 한 컵에 담겼다.

주인아저씨는 윙크와 함께 자랑스럽게 건네며 

(나에겐만 특별히)  1유로라고 말했다.

‘와우’ 1유로

더 맛있어지는 가격이었다.
 




그때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 할 수 없었다.

얼마나 더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지만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를 안내했던 가이드는 여러 시장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탈리아, 특히나 남부의 여유로움이란....

가이드의 직업을 망각한 것처럼 그는 잠시 나를 잊고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나눈다.

 
‘ 현기증 난단 말이예요.
빨리 나에게 다른 먹거리를 소개해 주세요‘
 

요 말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원하는 걸 얻으려면 기다림이 필요한 법
 


그리고 그는 나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다음 장소로 안내 했다.

‘이곳은 아란치니가 정말 맛있어.’

그리고 그는 말을 이어갔다.

‘아랍인들이 처음 쌀을 시칠리아로 들여 왔는데

지금은 밀라노가 쌀 요리, 리조또가 유명하잖아. 그런데 그거 아니?

시칠리아 한 여인이 밀라노에 시집가서 쌀 요리가 밀라노에 전해진거야‘

진실 여부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나는 라구(고기와 치즈,완두콩등)를 속으로 채운 아란치니를 선택했다.

로마에서 수플리(쌀과 치즈를 썪은 튀김)를 먹어봤던 터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그 맛은 나의 어릴적 추억으로 소환시켜 주었다.
 

어릴적 소풍날이 되면 엄마가 김밥을 말곤 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던 김밥은 쇠고기 김밥이었다.

양념된 쇠고기가 남으면

밥 속에 양념된 쇠고기를 넣어 계란을 묻혀 구워서 주었다.

그게 소풍날 아침 메뉴였다.


 
처음 맛보았던 아란치니의 맛은

설레이는 소풍을 기다리던 어릴적 그 마음까지 살아나는 맛이었다.
 

(아쉽게도 그때의 사진이 없다.ㅠ)



그의 다음 목적지가 너무 궁금해 왔다.

시장 깊숙한 곳으로 안내하던 그는 말을 이어갔다.



‘이건 나의 소울푸드야’

그가 소개한 것은 파넬레와 크로케따였다.



‘ 병아리 콩으로 반죽해서 튀긴건데 빵에다가 넣어 먹으면 너무 맛있어,

나는 빵에다가 파넬레와 크로케따를 함께 넣어 먹어.

크로케따는 감자를 갈아서 튀긴거야‘



 
이미 천국의 맛을 봤던 터라 그의 말을 100% 신뢰했다.



그리고 그가 했던 말대로 두 개를 다 넣어서 주문을 했다.

주인은 투박한 손으로 길쭉한 포크를 집더니

무심하게 파넬레 3개와 크로케다 2개를 빵에 넣어 건네주며 1.5유라 말한다.

또 한번 가격에 감격했다.

정말 축복의 땅이 맞구나 깊이 깨닫는 순간이였다.
 


이미 주먹만한 아란치니를 먹으터라

살짝 위가 긴장했지만

한입 베어 물면서 짭조름한 파넬레와 고소한 크로케다의 조화란..



‘기름엔 고무를 튀겨도 맛있다고 했던가’
 

  
점점 배가 불러왔다.

왜 나의 위는 이것 밖에 받아 들이지 못하는가를 자책하며

우걱 우걱 먹고 있는 나에게
 

나의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가이드는 적재적소의 곳으로 나를 안내했다.



‘이제 배가 부를 거니까 소화시키려면 요걸 먹어야 해.’



그가 소개한 것은 시원한 그라니따를 파는 곳이였다.

‘여기 레몬 그라니따를 먹으면 아마 다 소화가 될 거야’


 


남부투어를 진행하는 나에게

레몬의 성지인 아말피에서 먹었던 것이 최고인 것으로 생각했는데

시칠리아 레몬 그라니따는 정말 놀라운 맛이었다.



에트나 화산 꼭대기에 만년설을 막 가지고 와서 만든 듯한 고운 얼음에

서로를 깊이 사랑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있는듯한 레몬의 조화란..

기름으로 가득 채워져 있던 내 입안과 위가 깨끗하게 청소되는 맛이었다.
 


그를 진정한 가이드로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그의 다음 발걸음이 너무 너무 궁금해 졌다.

(다음편에 계속)







Epilogue

11년 전
서른 살의 나이에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첫 번째 유럽 여행.
떠나던 그날까지 낯선 곳의 두려움과 새로운 곳의 설레임이 교차하며
갈팡질팡하던 마음이 이탈리아에서 멈추었습니다.
새로움은 늘 시간이 필요하죠.
나에게 이탈리아는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이었고 도전이었으며
이전까지와는 다른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살아가며 한번도 생각보지 않았던 해외 거주였고
특히나 가이드로써의 삶은 상상조차 못했던 그 시간들을 뒤로 하고
지금 10년째 로마에서 가이드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또 한번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려고 합니다.
꿈꾸었던 곳, 시칠리아
그저 욕심으로 품었던 그 곳
욕심이 아닌 현실이 되어 만나는 곳


시칠리아


그 모든 이야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시칠리아 & 몰타 5박 6일 투어
첫 출발 5월 3일 

 

 

댓글수:3개

  • 윤주희 2020.01.24
    소화제가 필수인 여행이 되겠군요! 정말 가고싶어요 >_<
  • 김성희 2020.01.20
    파라다이스 그 자체 !! 시칠리아 너무 기대됩니다 !!
  • 이은임 2020.01.20
    다양한 문명의 교차로였던 시칠리아는 인간이 만든 문명과 신이 만든 대자연의 완벽한 일치를 보여 주는 곳 입니다.탁월한 무기를 선택한 김덕선가이드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여러분! 지금 떠나시지요~ 시칠리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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