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의 대부분을 가진 나라는 오스트리아라는 사실.
스위스와 다른 여유로운 산과 호수의 정취를 느끼기에 딱 좋은,
잘츠카머구트에서 보낸 하루를 적습니다.
잘츠카머구트는 최근, 여행 프로그램 '꽃보다할배'에서 아름답게 출연했습니다.
잔잔한 호수와 고요한 산과들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곳이죠.
꽃할배에 나오는 출연진들은 연령대가 조금(?) 높으시다보니,
보다 여유로운 이번 오스트리아 여행을 만족하신듯 보였습니다.
수많은 호수 중에서 이번 겨울 다녀온 목적지는
아터제(Attersee).
위의 그림 또한 오스트리아 출신 유명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터제를 배경으로한 풍경화입니다.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낀 그는 때때로 아터제에 내려 가곤 했습니다.
맑은 지중해 같은 호수와 사랑하는 연인과 보내는 시간.
오스트리아의 알프스입니다.
호수 근처에 작은 산장을 숙소로 잡았습니다.
지인들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했던 곳이라, 굽이굽이 산길을 올라
인적이 드문 곳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숙소 내부 모습입니다.
인근 숙소들의 평판이 다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모두 하나 같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알프스 목조 건물이었습니다.
방 내부로 들어서니, 아기자기한 내부 가구에 다시 한번 기분이 좋습니다.
왠지 벽난로를 피워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전자 난방기가 방마다 있었습니다.
낭만을 즐기되, 21세기의 편리함을 유지해주는 숙소 아주머님의 친절함을 느끼며.
숙소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풍경입니다.
클림트도 반한 알프스의 사이프러스 나무와,
눈 쌓임을 방지하려 가파른 경사를 보여주는 지붕들이 인상적입니다.
지붕도 바닥도, 가구와 풍경도 모두 나무인 것이 기분 좋았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고요한 추위가 오스트리아 날씨의 특징이라면,
그 특징을 주변 풍경이 더불어 살아갑니다.
그리고 앞을 보니,
산과 호수가 잡힐 듯 나타납니다.
이 날 아침 날씨는 입김이 날 정도로 매우 추웠습니다만,
그 입김이 방향 없이 하늘로 곧게 나아갔습니다.
즉, 바람도 불지 않았고 구름도 흘러가지 않는 그런 추운 날씨.
기분 좋은 겨울 날씨란 거죠!
마치 커다란 혹등고래 한마리가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호수를 바다 삼아 헤엄치는 것 같았던 풍경입니다.
여행은 관광과 다르다는 말을 합니다.
사람이 하는 행위가 여행이라, 단정 지을 수도 정의하기도 애매합니다.
어떤 테마와 분위기를 가지던, 내가 만족하는 여행은 분명히 어딘가 존재할테니까요.
바뀌는 여행 트렌드가 여유, 낭만, 그리고 온전히 그 여행지를 느껴보는 것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그 날과 공간의 바람을 느끼며 걷는 것이 전부일지라도,
두번 다시 잊지 못할 여행이 될 여유와 휴식의 마을이
오스트리아의 잘츠카머구트에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 아터제의 그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