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대표하는 문인 오노레 드 발자크(H
onoré de Balzac)
그는 자신이 사랑했던 한 여인, 한스카(Ewelina Ha?ska)
에게 이런 말을 남깁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매일 자정에 일어나 8시까지 글을 쓰고, 15분 동안 아침 식사를 한 뒤
다시 5시까지 글을 쓰고,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어 다음 날 그것을 다시 하는 것이다."
....캬
이런 말을 남긴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 그는 대체 그는 누구인가.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
1799년 프랑스 투르에서 태어난 그는 15살이 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파리에 정착하게 되었고,
이후 그가 법조인이 되기를 희망한 부모님을 위해 소르본 법과 대학을 졸업합니다.
하지만 그 즈음 작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결국 부모님의 허락 하에 2년의 유예기간을 얻어
1820년부터 필명으로 집필 활동을 시작하게 되죠.
그러나 야심차게 발표했던 작품들은 빛을 보지 못했고,
손댔던 인쇄, 출판업 사업에서도 실패를 하게 되면서 엄청난 빚을 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꿈을 꺾을 수 없었던 그는 "나폴레옹이 칼로 이루었던 것을 나는 펜으로 이루겠다" 말하며 작가의 꿈을 이어갑니다.
다만 생계를 위해 순수 문학이 아닌 상업 작품들을 발표하거나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게 되었고,
이즈음 뛰어난 언변으로 사교계에 입성하여 수많은 여인들과 교제를 하게 되죠..
그리고 이 때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만나며 겪은 일들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기 시작한 그는
후에 그의 작품 속에 그물망처럼 치밀한 인간 관계와 그 속에 인간들의 심리 상태를 녹여냅니다.
한스카(Ewelina Ha?ska)
그렇게 시간이 흘러 1829년, 그의 이름으로 발표한 <올빼미당>,<나귀가죽>,<결혼의 생리학> 등이 연이어 인기를 얻게 되고,
더불어 그의 인생에서 가장 사랑했던 여인, 한스카
(Ewelina Ha?ska)를 만나게 됩니다.
또한 각 작품 속의 등장 인물들을 다른 작품 속에 다시 등장시키며 결국은 모든 소설 속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즉 한 시대를 꿰뚫어 모든 인간의 삶을 통찰해 보여주는 <인간희극>이라는 이름의 총서를 계획하게 되고,
이 계획은 죽는 순간까지 이어져 살아 생전 총 90여 편의 작품을 남기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 <고리오 영감>이기도 합니다.

<고리오 영감(Le Père Goriot)>
1897년 판 삽화
비록 아쉽게도 극단적인 생활 습관에 과로,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 질환을 앓아
초반에 계획했던 145편의 모든 작품들을 출간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인간희극>은 대혁명부터 1848년 2월 혁명 직전 프랑스의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는 인간의 내밀한 사적인 영역까지 담고,
마치 그 시대를 그림으로 그릴 수 있을 만큼 치밀하게 묘사해 놓아 당시 프랑스를 사실적으로 기록한 대작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실제로 프랑스의 모든 작가들은 모두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발자크의 <인간 희극>에 영향을 받았다 이야기할 만큼 프랑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우리도 학창 시절, 문학 시간에 한 번씩은 배우게 되는 작가이기도 하죠..
그럼 우리의 추억 속 그,
너무나 중요한 프랑스의 문인 발자크를 파리에서 직접 만나보면 어떨까요?
파리의 16구, 긴 공사를 마치고 얼마 전 다시 문을 연 발자크의 집이 있습니다 :)
심지어 무료!!
무료임에도 이런 뷰!! 에펠탑!!
다시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조금 더 손길이 필요해보였지만
발자크의 흔적을 느끼며 한적하게 에펠탑을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곳이기도 합니다.
에펠탑을 뒤로 하고 실내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발자크들입니다. ㅎㅎ
각 시대 별로 예술가들이 만든 발자크 작품들인데, 동일하게 느껴지는 고집..
그 중에서도 로댕이 만든 이 작품이 그의 성품을 가장 잘 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사진에서도 느껴지는 고집스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지지 않나요?)
발표 당시 엄청난 비난을 받았던
로댕이 만든 발자크 전신상은 로댕 미술관 가시면 보실 수 있어요!
(이 작품에 대한 뒷 이야기는 나중에 로댕 현통을 통해 알려드릴게요 :D )

그리고 너무나 당황스러웠던 이것... 발자크의 커피 포트입니다.
뭔가 그의 외적인 모습과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이 쁘띠함.. 굉장히 당황스럽지만
사업 실패와 사치스러운 삶을 이어가며 늘어간 빚을 갚기 위해
하루에 12~18시간 동안 글을 쓰고, 잠들지 않고자 하루에 50여 잔의 커피를 마신 발자크
그게 독이 되어 심장 질환을 앓다가 한스카와 결혼하자마자(ㅜㅜ) 사망하게 된
그의 삶의 스토리를 떠올리니 왠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그래도 당황)

그리고 쁘띠한 커피 포트 뒤편으로는 그가 직접 쓰고 퇴고한 원고들이 있는데,
이 정도로 퇴고를 했다면 편집자는 기함을 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완벽한 글을 향한 마음가짐이 지금의 발자크를 만들었겠죠?

그리고 그가 사용했던 집필 테이블!!
그의 인생의 희비가 담긴 손때가 묻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고뇌했을 모습을 상상하며 바라보니 괜시리 겸손해집니다.

청동으로 만든 그의 손, 작가의 손이라기 보다는 노동자의 손인 듯 두텁고 거친 손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실제로 그의 삶이 담긴 듯 했죠.
사업 실패로 인한 어마 어마한 빚, 그 빚을 갚기 위해
노동자들처럼 쉬지 않고 끊임 없이 작품을 만들어냈던 발자크
그의 삶이 손에서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ㅜㅜ

그리고 또 하나 인상적이 었던 방,
그의 <인간 희극> 속 등장 인물들을 담고 있는 방이었습니다.
(등장 인물 약 2500여명)

실제로 이 작품들은 과거 책의 삽화를 위해 만든 작품들이었고,
모두 하나씩 이름이 적혀 있어서인지 마치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초상인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답니다.
소설을 읽고 방문하신 분들은 마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직접 마주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소설을 읽지 못한 분들을 위해 또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 방마다 영상 서비스도 잘 되어 있으니 부담 갖지 마세요!)
게다가 한켠에는 등장인물의 관계도를 두었는데, 이를 보니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작품을 계획했을지
또한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고뇌하고 노력했을지 그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볼거리가 많지는 않습니다.
평생을 빚쟁이에 쫓겨 다녔던 인물이기에 파리에서 머문 공간만 해도 열 곳이 넘고,
그들이 찾아왔을 때를 대비해 앞, 뒤로 문이 있는 공간들을 선호했던 발자크였으니
아마도 이사하고 옮겨다니기 쉽도록 가구를 모으거나 화려한 장식을 두지 않았겠죠?
모든 공간이 단촐하고 소박합니다.
상상하고 기대했던 프랑스 문인들의 고풍스러운 집, 기념관의 모습과 달라 실망할 수도 있는 곳이지만
발자크의 인생을 그대로 담고 보여주는 곳이기에 발자크를 좋아하시거나
그의 작품을 만나보신 분들은 방문해서 그를 추억해보셔도 좋은 공간입니다 :D
게다가 덤으로 에펠탑이 있는걸요?
Maison de Balzac
47 Rue Raynouard, 75016 Paris
월요일 휴무 / 10:00 ~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