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그래스에는 그림을 잘그리기로 소문난
제욱시스(Zeuxis)와 파라오시스(Parrhasios)라는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누가 더 그림을 잘 그리는지 내기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제욱시스가 자신이 그린 그림의 휘장을 젖혔습니다.
실물과 똑같은 포도송이가 그려져 있었는데,
이것을 본 새들이 쪼아먹으려 날아왔습니다.

바렌트 반 데르메르(Barend van der meer),
벽감 앞에 걸린 포도송이(Bunch of grapes hanging in front of a niche),
캔버스에 유채, 53x43cm
의기양양해진 제욱시스가 파라시오스에게 휘장을 걷고 그림을 보여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파라시오스는
지금 보고있는 휘장이 그림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바렌트 반 데르메르(Barend van der meer),
벽감 앞에 걸린 포도송이(Bunch of grapes hanging in front of a niche),
캔버스에 유채, 53x43cm
제욱시스는
자신은 새의 눈을 속였지만
파라시오스는 새의 눈을 속인 화가의 눈을 속였다며
패배를 인정하였다고 합니다.
인류 최초의 미학서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는
사람들은 죽은 쥐를 보고 징그럽다고 느끼지만
죽은 쥐를 똑같이 그려 놓은 그림을 보고 미적 쾌감을 느낀다
라고 하였습니다.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한 이 미적 쾌감은
17세기 바로크시대에 트롱프뢰유(trompe-l’œil) 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트롱프뢰유는 ‘속이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tromper’와 ‘눈’을 뜻하는 단어 ‘œil’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눈을 속이는 그림인데요,
최근 우리나라에도 '트릭아이 전시'로 한층 더 가깝게 트롱프뢰유를 만나 볼 수 있었죠? ^ㅡ^
트릭아이 또한 트롱프뢰유의 하나 입니다.
현대에 와서 트롱프뢰유는 회화 , 건축, 패션 등 다야한 분야에서 우리를 즐거운 착각에 빠져들게 합니다.

Borrell del caso - Escaping criticism 1874

Samuel van hoogstraren(1627-1678) - Trompe-l'oeil
길바닥 아트도 감상해보세요 ^^

영국의 그래피티 예술가이자 혁명가인 Banksy의 작품입니다.


그림 뿐 만 아니라 패션속에 접목되어 나타난 상업화된 모습으로도 나타납니다.

소가죽 , 악어가죽, 타조가죽등의 표면을 디테일하게 프린트해서
멀리서보면 마치 에르메스의 버킨백을 쏙 닮은 명품백 같은 진저백입니다. 유머러스합이 돋보이죠? ^^

디자이너 마크제이콥스 또한 이 기법을 사랑해서 자신의 컬레션에도 많이 접목시켰습니다.
남의 눈을 속이는 사람도
속임을 당하는 사람도 즐거운 트롱프뢰유
고대에 자신들의 작품을 놓고 경합을 벌인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의 일화도
서로의 시기심만 쟁쟁한 경합이 아니라
흥미를 자극한 유쾌한 경합으로 함박웃음과 함께 마무리 되지 않았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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