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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현지 가이드들이 전하는 생생한 여행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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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니, 언제 가면 좋아요?
작성자 허수빈 가이드 등록일 2017-04-19
조회수 3,221

 


 하나님의 가호가 우리와 함께하시길! 자, 갑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산토리니의 일몰

 


 

나에게 있어서 우리는 상상하며 꿈꿀 수 있는 멋진 존재이다.

온통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집을 청록빛 바다를 보며 거닌다.

그것이 어떤 나라에 어떤 곳인지, 명확히 알지 못해도 막연한 동경을 가진다.

 

우리는 가끔 과한 상상하지만, 그 상상이 나쁘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그런 곳에 가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누워만 있어도 행복할 순간이, 그런 여유가 다가올지도 모른다.

러닝머신 위의 나처럼 목적지 없이 달려야만 하는 이 쳇바퀴 삶에서는

당장이라도 내일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그 설레는 아픈 마음을 얼러 만져줄 하나의 섬이 있다면 그리스에 있다.

단언컨대 모두가 동경하는 그 섬의 이름은 산토리니다.

하지만 산토리니를 풍부하게 보내고 싶다면 이 글을 읽으며 적절한 시기와

자신만의 여행 분위기를 정해 보길 바란다.

 




 

 

산토리니에 도착해서 이곳 저곳을 둘러 다녔다. 

어느새 배가 고파졌고 우린 예민해졌다. 우선 산토리니는 화이트 와인이 유명하다.

그렇다 보니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는 유용한 와이너리들이 즐비하다.

더군다나, 4월은 성수기로 접어드는 달이 아닌가.

나는 성수기겠거니 하는 오만하고도 섣부른 판단과 함께 알아둔 와이너리를 다녀갔다.

 

결과는 판단 착오. 3군데의 와이너리 중 1곳만 열고 있었고

위의 사진은 해맑게 웃으며 와이너리 관리인이

 

'호호 우리는 아직 준비 중이에요. 뭐, 4월부터 성수기라고 정해진건 없잖아요?'

 

라고 말하는 순간의 사진이다.

그리스에선 그래도 꽤나 유명한 와이너리의 답사였는데,

어쩜 이리도 그리스 답게 닫았던지. 빠른 체념을 하고 주변 사진만 남긴 채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리스는 '체념의 국가'니까 말이다. 


이아마을의 아틀란티스 서점. 여행객들이 주인이 되는 재밌는 가게.

 


 

식사가 조금 해결하기 힘들었다고 한다면, 위로라도 해주듯 산토리니의 유명한 마을

'이아'의 기념품 가게들을 과반수 이상이 열었다.

모두들 나와서 호객행위를 하고 조금은 찬 바닷바람에 외투를 여미며

자신들이 정성껏 만든 수제 액세서리를 보여주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모를 마을 유기견들도 당나귀 똥을 밟으며 마을 곳곳을 누빈다.

조금의 생기가 돈다.

동시에 사람들은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아 사진을 찍기가 편하다.

 


해맑게 웃지 못하는 병에 걸린 후배 희원씨.

 

 

이렇게 말이다.

가장 유명한 산토리니의 3개의 푸른 돔 포인트가 이토록 한산하게 열려있다니.

산토리니는 하얀 벽으로 시작해서 푸른 돔으로 끝난다.

실제로 그리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색 또한 파란색과 하얀색이라고 하니

저 사진 한 장이 담고 있는 배경은 모든 그리스를 표현한다 할 수 있겠다.

그런 풍경을 독점한다. 단 하나의 닭살 커플 없이 사진을 담을 수 있다니.

 

 



 

 

사진도 찍고 이제 슬슬 배가 고파온다. 하여, 왼쪽을 바라봤더니

해가 바다 아래로 내려가는 중이다. 잠깐 무언가에 홀린 듯이

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마저 길을 걸어 나갔다.

 

길 곳곳에 있는 당나귀 똥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아테네에서는 비둘기 똥을 조심해야 하는 것처럼.

미로 같이 얽힌 길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가고자 했던 식당의

이름이 적힌 표지판이 눈에 띈다.

산토리니는 이렇듯 친절하진 않지만 귀여운 손글씨의 표지판으로 갑작스레 정보를 준다.

길이 복잡해서 오묘한 불만이 생길 즈음에,

 

우리 여기 있어.

 

라고, 길을 알려주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내려간 식당에 도착해서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절경이었다.

 왼쪽으로는 선상 파티를 하는 사람들의 행복에 겨운 환호소리가 들린다.

그 위에 하얀 벽을 등지고 앉아 와인 한잔 기울이는 가족의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나는 이아마을의 뒤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순백색 테이블에 앉았다.

적당히 바람이 불어 걷느라 젖은 이마를 말려주고, 

너도나도 기분이 좋아 해맑은 표정의 사람들이 소소하게 북적이는 상황이다. 

식당에 앉아 있으니 잔잔한 노래가 나와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바다를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든다.

음식이 별로라도 석양에 배불렀다. 이 날의 산토리니다.

 


밤의 골목골목. 오는 길과 다른 가는 길.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렸다.그 순간을 즐기는 것도.

그 장소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도.날씨가 좋은지 나쁜지 또한 내가 만드는 것이다.

 

산토리니에 도착하여 작은 공항에서부터 실망하고,숙소로 가는 길에 당나귀 똥에 좌절하고,

울퉁불퉁 곱지 않은 길에 발목이 아파서 스스로 푸념하고 우울하다면

그것은 그 어느 날에도 좋지 않은 산토리니일 것이다.

 

허나, 배는 좀 고프지만 많은 곳을 둘러보고,해는 좀 일찍 지지만 한산한 일몰을 감상하고,

덕택에 눈물 날 것 같은 풍경으로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면,

그 순간은 오롯이 나로부터 만들어진 낭만이 산토리니를 가득 채워 나간다.

내가 만든 추억의 섬 산토리니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이곳을 방문하고 떠나 주었으면 한다.

사랑스러운 섬 산토리니니까.

 

우리는 상상한다.

온통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집을 청록빛 바다를 보며 거닌다.

그것이 어떤 나라에 어떤 곳인지, 명확히 알지 못해도 막연한 동경을 가진다.

 

그 동경은 매 순간을 살아가는 나로부터 완성된다.

 

한산함과 북적임의 사이에서

산토리니를 방문한 기록이다.

댓글수:3개

  • 재선 2017.04.21
    시적인 그리스 담당자들과 시보다 아름다운 섬에 다녀온, 그리스가이드님이 주고 받은 대화글에 슬며시 미소짓게 되는데요 ^^
  • 김경진 2017.04.21
    파란 지붕은 잘 있던가요?
    올 휴가에 일주일은 산토리니랑 못가봤던 섬들 쭉 여행하려 하는데
    글과 사진을 보니 벌써 두근두근 설레고, 바로 항공권 결제하고 싶네요^^
    여행은 \'나로부터 완성된다\'는 말 100배 공감입니다 !
  • 황혜지 2017.04.21
    산토리니의 붉은 노을감성이 가득 담긴 글이네요. 글솜씨가 어쩜 이렇게 좋은지,
    전 성수기에 다녀와서 인지 쬐끄만 산토리니 공항과는 다르게 밤 늦게까지 쿵쿵짝짝
    밝게 빛나던 피라마을의 밤이 먼저 떠올라 사진 속 풍경이 조금 새로운 곳으로 느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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