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 버스 타는 법, 맛 집 정보, 꼭 봐야할 관광지
일반적인 여행객들이 원하는 정보는 단 하나도 담겨있지 않은 여행기.
아테네는 볼 것이 없기 때문에 4일 이상 머무를 필요 없다 하고
미코노스로 왜 여행객들이 몰리는지 이해가지 않는다. 라 표현하는 하루키의 글을 읽은 후엔
도리어 그리스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는 책. [먼 북소리]
작가는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3년 동안 머무르면서
지금의 무라카미 하루키를 있게 한 소설 '노르웨이의 숲' 과 '댄스 댄스 댄스'를 완성합니다.
그럼 먼 북소리에 담긴 그리스를 읽어 볼까요.

봄의 그리스로
그리스에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념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전혀 해수욕을 할 수 없어도 목욕탕에 온수가 나오지 않아도 호텔 주인이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으므로 체념하는 수밖에 없다.

미코노스
이 한 달 반이라는 기간은 나에게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하고.
이 철 지난 에게 해의 섬에서 나는 대체 무엇을 했던 것일까.
잠시 동안 거기에 대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진짜로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내 머리에는 군데군데 구슬 같은 공백이 생겨 있다.

하루키의 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하는 이유는
스치듯 지나가는 여행이 아닌, 실제 머무르며 경험하고 느낀 감정들을
꾸밈없고 솔직하게 개인 일기 쓰듯이 표현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루키처럼 유럽에 3년을 머무를 수는 없지만
책에 나온 여행지는 꼭 다 볼거야! 미션 수행식의 여행이 아닌,
카페에 두 시간 세 시간 앉아 커피 마시면서 여유롭게 길가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sns 좋아요 갯수를 많이 받기 위해 찍는 사진이 아닌,
내 마음 속 좋아요♡ 수를 늘릴 수 있는 사진을 남기는 여행을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렇다. 나는 어느 날 문득 긴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던 것이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귀를 기울여 들어보니 어디선가 멀리서 북소리가 들려왔다.
아득히 먼 곳에서, 아득히 먼 시간 속에서 그 북소리는 울려왔다.
아주 가냘프게. 그리스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동안,
나는 왠지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제 양 쪽 귀에는 북 2개가 달려있는 것처럼 매일매일 먼 북 소리가 들리는데요.
올해는 어디로 여행가지? 하는 생각만으로도 두근두근 설레이곤 합니다.
문득 귀에 들려오는 북소리를 따라서 그리스로, 또 다른 여행지로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