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마을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나무를 베며 생계를 유지하던
마음 착한 나무꾼이 나무를 하다 연못에 도끼를 퐁당 빠트려 어떻게 하지.. 고민하고 있으니
산신령이 뿅 나타나
“ 이 금도끼가 네 도끼냐? 아니면 이 은도끼가 네 도끼냐? ” 묻자
정직한 나무꾼은 “제 도끼는 쇠도끼입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나무꾼의 선량함 감동받은 산신령이 “ 참으로 정직한 나무꾼이로구나! ” 하며
금, 은, 쇠도끼를 모두 선물로 주었다는 내용의 전래동화 [금도끼 은도끼]는
사실 한국 고유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하는데요.

원작은 고대 그리스 우화에 수록된 이야기이며
우리나라에 소개 때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헤르메스'가 산신령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원작에 등장하는 헤르메스(Hermes) 는?
제우스와 마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헤르메스.
날개 달린 모자(페타소스 Petaso)와 날개 달린 신발(탈라리아 Talaria)을 신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헤르메스는 전령의 신, 목축의 신, 여행의 신, 상업의 신,
도둑의 신이라 불립니다.
흔히 네E버 모자라고 불리는 동그란 모자 이미지 때문인지
다른 신들에 비해 다소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를 느끼게 합니다.

헤르메스는 케리케이온이라는 지팡이를 들고 다니는데
지팡이를 휘감은 뱀은 [땅], 위에 달린 독수리 날개는 [하늘]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헤르메스가 지닌 모자, 지팡이, 신발에서
신과 인간의 세계. 하늘과 땅밑 저승의 세상 출입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고
아버지인 제우스의 뜻과 다른 신들의 뜻을 전달하는
전령사 역할을 하는 그의 능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 아테네 올림피아 박물관
그리스 조각가 프락시텔리스의 헤르메스 상(340~330 BC.)
전래동화 속 산신령이 그리스 신화 속 헤르메스 신이었던 것처럼
무의식중으로 사용하던 용어에는 헤르메스를 어원으로 둔 단어들이 많습니다.
글이 없던 시절 전령사로서 신들의 명령의 내용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날개가 달려있는 모자와 신발을 이용하여 빠르게 전달하는
헤르메스의 역할과 연관되어 있는데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궤도를 돌며 공전 주기가 가장 짧은 '수성' 머큐리 Mercury
(로마에서는 헤르메스를 메르쿠리우스 Mercurius, 영어로는 Mercury라 부름)
헤르메스의 프랑스어 발음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Hermes
해석의 라는 뜻의 영어 단어 hermeneutic
속도가 생명인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E버 검색창 옆에 그려져 있는 날개 달린 모자 까지.

마음 착한 나무꾼처럼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우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다 보면
금도끼처럼 모양은 다르지만 나를 위한 선물이 오는 순간들이 반드시 있죠.
만약, 헤르메스에게 나무꾼과 똑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금새 날아갈 수 있는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모자와 신발을
하루만 빌려달라고 하고 싶네요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나라! 그리스 ♡ 에서 즐거운 여행 되세요.
사진 출처 - naver.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