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리스 레알팩투어준비를 하다보니 크레타문명과 관련된 여러 문명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머리도 좀 식힐 겸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을 찾아갔습니다.
사실 아테네 여행중에 아마도 고고학 박물관을 찾는 여행객들이 많지는 않을듯 생각합니다.
이미 파르테논신전과 아크로폴리스 박물관까지 관람하셨다면 더더욱 관심밖에 장소일겁니다.
그리고 왠지 고고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딱딱하고, 지루하고,
어렵고 쉽게 관심과 흥미를 느끼지 못할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욱 방문이 꺼려지는 곳이기도 하죠~~
우리가 유럽여행을 하다보면 많은 곳에서 르네상스 미술이나 바로크 미술 또는 근대미술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아가 좋은 작품들을 감상하곤 하는데......
사실 고고학과 관련된 부분에는 잘 발길이 옮겨지진 않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ㅎㅎㅎ
그래도 이제 그리스에서 터전을 잡게 되었으니 관심을 가지고 천천히 들여다보니 생각보니 너무나 재미있고
놀라운 것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아테네 고고학박물관은 주로 그리스와 관련된 유물들로
그리스 각지에서 출토된 뛰어난 유물이 많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서인지 시대별로 주제별로 이동동선들을 잘 정리해 다니는데는 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아테네 고고학 박물관에는 주로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저와 함께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 외관>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치고는 외관이나 주변이 그리 잘 정돈되거나 웅장한 느낌의 건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자세히 보지않으면 고고학박물관인지 모르고 지나갈수도 있습니다.
"이 건물은 뭐지?하고.......
사실 제가 처음에 이 건물이 뭔지 몰라 그렇게 말하고 지나갔답니다. ㅡㅡ;;
박물관인지도 모르고 지나갈수 있습니다.

<박물관 내부>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자 꽤 많은 관광객들과 단체 외국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밖에서 볼때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것처럼 보였는데.....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표를 끊고 제일 처음 이동한곳은 "기하학 시대"의 방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그안에는 많은 토기들과 조각상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제 눈에 확 띄었던 작품이 있었는데.... 엄청 큰 크기의 토기였습니다.

기원전 9세기~8세기년대 기하학 시대때 만들어진 토기였습니다.
이 기하학적 시대에 호메로스가 일드아드를 집필했을 시기입니다.
이러한 형식의 토기를
일명 "VASE PAINTING"이라고도 부릅니다.
우리가 흔히 볼수 있는 토기들중 하나인데.....재미난 점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기하학모양이라하면 어떤 의미를 알수없으나 규칙적이며 연속성을 가진 모양이 반복되는것으로
생각할수 있지만, 이 토기에는 재미나게도 사람들이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묘사도 역시 기하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선과 도형으로 이루어진 인체묘사....고대에 표현된 인체묘사 방식이지만,
현대 미술에서 인체나 어떤 대상를 도형화 하거나 단순하시키는 작업을 우리는 많이 볼수있습니다.
그러니 어찌 고대와 현대를 단절시켜 바라볼수 있을까요?
뿐만아니라 또 하나, 눈에 익은 문장을 새긴 토기도 눈에 보입니다.

기하학 시대의 방을 지나 다음 방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다음방은 아르카익 시대의 방이었습니다.
아르카익기의 가장 대표적이라 할수 있는 조각상들이 전시 되어있었습니다.

<아르카익 시대에 가장 대표되는 쿠로스 상>

<고대 이집트 시대의 조각상>
아르카익기는 기원전 7세기~5세기초까지를 이야기합니다.
그 시대에 대표적인 유물로는 쿠로스나 코레상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 조각상의 모습들이 흡사 이집트조각상과도 많이 비슷해보입니다.
왼발이 앞쪽으로 나와있는 모습이나, 경직된 몸의 동작들이 같아보입니다.
역사적으로 그리스에서 아르카익기로 접어들기전인 기원전 8세기~7세기까지를 오리엔탈 시대라고
부르고, 그 시기에는 동방의 문명이들 서쪽으로 전이되었던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에 동방에 메소포타미아(페르시아,수메르,바빌론)문명이
남쪽에서는 이집트문명이 자연스레 그리스땅에
넘어와 융화되었던 시기였기에 대체적으로 서로가 닮은 모습들을 많이 볼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곳에서 탄생하고 발달한 문명들이 그리스라는 땅에서 서로 섞이며
훗날 그리스미술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코레상 옷에 표현된 문양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코레상>
주로 동양에서 많이 나타나는 모양들이 그리스에서 발견된 조각상에도 표현되어
있는것이 신기하기도 재미나기도 했습니다.
그러게 아르카익 시대의 방을 지나가자 고전기 시대에 방으로 들어섰는데.....
너무나 보고싶었던 조각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서양미술사책을 보면 항상 도판으로 등장하던 조각상~~!!!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번개를 던지는 제우스 또는 삼지창을 던지는 포세이돈>
기원전 460년경 에게해에 있는 EUBOEA섬에서 발견된 제우스 또는 포세이돈상입니다.
그리스 고전기 시대의 작품중 명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죠.
처음에는 이 작품을 번개를 들고있는 제우스상으로 알려졌지만
나중에는 삼지창을 들고있는 포세이돈이라는 의견까지 더해
지금은 두 가지의 의미를 다 사용하고 있습니다.
균형잡인 몸의 중심과 잘 다듬어진 몸, 그리고 섬세하게 표현된 인체의 근육과 조직들은
흡사 르네상스시대의 미켈란젤로나 도나텔로 같은 조각들의 작품 못지않았습니다.
어차피 르네상스가 고전미의 부활이었으니 놀라울것도 없을거 같습니다.
그외에도 고전시대의 방에는 너무나 유명한
고대 조각가 폴리클레이토스의 "메리띠를 맨 청년"조각상 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고전시대의 방을 나와 저를 맞은 방은 미케네문명의 방으로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을 보기위해 이 박물관을 찾은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아가멤논의 황금마스크"로 알고있죠~!!!

두말이 필요없는 유물 미케네의 황금마스크......
한때는 미케네를 발굴했던 한 학자에 의해서 "아가멤논의 황금마스크"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더이상 그렇게 불리지 않습니다.
무엇이라불리면 어떻습니까??
이 유물들이 발굴됨으로써 우리가 신화속 전쟁이라 생각했던 트로이 전쟁이 역사적
사실로 판명되고, 땅속에 잠들어있던 미케네문명이 깨어나게 되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콧수염, 턱수염의 표현까지 그대로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외에도 미케네문명의 방에는 온 통 금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있는데,
정말 호메로스의 말대로 미케네는 황금으로 가득했던 도시가 맞는것 같습니다.
무려 이 유적지에서 17KG넘는 금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황금의 도시가 맞는것 같습니다.
그들은 도대체 황금을 어디서 구했을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금을 종이처럼 얇게 세공한 그들의 기술력에도 놀랄따름이었습니다.
그외에도 그들이 남긴 몇몇 벽화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그림의 형식이나 주제가 크레타문명에서 볼수 있던것들과 매우 유사했습니다.
크레타를 멸망시킨 미케네이지만 그들의 뛰어난 미적감각들은 그대로 수용한듯 느껴졌습니다



메케네 황금가면을 다시 한번 천천히 감상하며 방을 빠져나와 이층전시실로 이동하였습니다.
이층 전시실은 딱 3개의 방으로 구성되어있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이층 전시실에서 저의 흥미를 가장 끈것은 피라 유적지 방이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있는 산토리니섬 유물들이 전시되어있는 방이죠!
산토리니에도 고대 유물이 있을까?생각이 들겠지만, 사실 산토리니 섬도 고대에는 꽤 상업이 발달하며
부를 축적했던 도시였습니다. 또한 크레타문명시절에는 주로 토기를 만들어 공급하던 지역으로 토기공방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유물들은 토기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재미난 토기는 어린이들의 놀이를 표현한 토기였는데, 지금도 우리가 즐기는 놀이들이 표현되어있었습니다.
놀이도 당시와 그게 바뀐것이 없다니....팽이, 요요, 굴렁쇠.....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도자기에 그려진 다양한 놀이들>
고대 피라관을 끝으로 아테네고고학 박물관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서두에도 말했듯이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고대 그리스의 핵심적인 작품들을 감상하기에는
충분하였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보고싶었던 작품들도 만날수 있는 시간이어서 즐거웠습니다.
아테네를 여행중이신 분들이라면 어려워하지마시고, 고대 그리스의 뛰어난 작품들을 만날수 있는
고고학 박물관을 개인적으로 적극 추천드립니다.
제가 소개한 작품들외에도 뛰어난 작품들이 너무 많답니다.
직접찾아보는 즐거움을 느껴보시라고, 간단하게만 소개해드렸으니
나머지는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놓겠습니다.
그럼 다음에는 또 다른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야사스~~~*^^*
글/사진 그리스자전거나라 김성수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