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현지 가이드들이 전하는 생생한 여행 정보
토리노
당신에게 이 세글자가 주는 기억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세상 이곳저곳을 누비는 삶을 누리기 전,
토리노는 2006년 동계 올림픽이 열린 곳,
그보다 더 이전에는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라는 서적이
종교적 내용과 픽션을 가미한 스토리 라인으로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기 전,
<성 수의 결사단> 이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이후,
그리스도를 감싸안았던 수의를 차지하기 위한
중세시대의 권력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 그 수의가 토리노의 한 성당에 보관되어 있다는 기억만이
내 삶의 존재하는 토리노에 관한 모든 것이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 터를 잡기 시작한 이후,
이 도시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접근하였다.
이탈리아의 초기 수도였으며,
알프스와 그 도시가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곳,
SNS 종종 뜨는 토리노 언덕에서 바라본
알프스의 사진이 어느 가을날 이 도시까지
나를 이끌고 왔다.
그리고 잔잔한 그날의 사진을 남겨본다.
역시 가을이다.
자신의 잎을 다 떨어트린 나무들 사이로,
한 여름에는 그 모습을 감추었을 토리노 시민들의 수 많은 주택의 지붕들과
로마에서 마주쳤을 법한 모습의 건물이
지금의 시간과 공간을 설명한다.
언덕길을 올랐더니
이 쌀쌀한 가을임에도 갈증이 났다.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 듯,
그리고 이곳이 물에 관대한 이탈리아라는 것을 보여주 듯,
나소니가 눈에 들어왔다.
로마의 것과는 다르게
이곳의 나소니에는 황소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었다.
그렇지,
토리노는 황소의 도시이니까
토리노와 황소의 이야기는 훗날 적어보도록 해야겠다.
다시 언덕에서 내려오는 길,
다른 녀석에 비해 조금 늦게 가을을 타는 한그루의 나무녀석
학교에 늦는 지각생이 학교를 향해 부리나케 달리 듯.
자신의 몸에 붙어있는 나뭇잎들을 쉴틈없이
땅을 향해 떨어트렸다.
초록의 정원이 펼쳐진 노오란 반점이
이 도시의 기억을 따듯하게 하였다.
이 도시의 설계는 완벽한 계획형이기에
로마와 다르게 내가 원하는 목적지 가까이
트램이 나를 인도해준다.
승객석에서 바라본 트램기사의 운전솜씨에는
로마기사님들의 투박함과 다른 절제됨이 느껴진다.
길을 걷다가 이곳이 역시 북부 도시라는 걸 알려주는 상징을 만났다.
스타벅스.
이탈리아에는 7곳의 스타벅스가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스타벅스는 밀라노에 있다.
이탈리아 8호점, 밀라노 이외 도시중 최초의 스타벅스가
바로 이곳 토리노에 오픈예정이었다.
지금쯤이면 오픈을 했겠네.
역시 토리노는 북부구나
(북부가 타 문화에 조금 더, 아니 아주 많이 개방적이다)
사실 이곳에 스타벅스가 들어와있는 사실이
나에게는 꽤나 충격적이긴 하다.
왜?
이 도시는 이탈리아 3대커피인
라바짜가 시작한 곳이니 말이지
토리노를 방문했으니
라바짜 1호점도 방문해보았다.
이 이야기도 곧 적어볼테다.
-라바짜 1호점에서-
하지만 이 도시가 비단 라바짜라는 커피만을 생산해냈을거라는 생각은
이 도시를 너무 비하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들 정도로
많은 것들이 이 도시에서 태어났다.
페레로로셰, 누텔라도 그러하다
하여 초콜릿이 제일 유명한 이 도시
선배의 추천을 받아
한 오래된 카페에서
초콜릿차 한잔을 들이켜본다.
너무 달다.
달다못해 쓴 것 같다. 내 취향은 아닌걸로
비싸기만 비싼걸로....
하지만 그런 사악한 초콜릿차와는 다르게
이곳의 시민들은 정제된 친절함으로
도시를 찾는 사람들을 반겨주었다.
레알마드리드 소속의 호날두(우리형 시절)라는 축구선수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벤투스(토리노 연고 축구팀)와의 경기에서
엄청난 오버헤드킥 골을 넣었을 때,
상대팀의 선수이지만, 우리팀에게 피해가되는 골을 넣었음에도
그 멋진골에 박수를 쳐주던 토리노 사람들의 모습이
자꾸 머릿속에 떠올랐다.
합리적인 사람들, 울림에 답을 할줄 아는 사람들
그 모습에 반해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이적하여 날강두가 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토리노의 시민들과 토리노 일대를 통치했던
통치자들의 궁전
세계에서 규모가 2번째로 크다는
이집트 유물 박물관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의 수의가
보관되어 있는 두오모 성당까지
쌀쌀한 가을날의 토리노 방문은 내 마음이 붉게 물 들도록 하였다.
곧 이 도시의 이야기를 전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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