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까지 로마의 캄피돌리오 박물관에선 2020년에 사후 500주년이 되는 라파엘로와 동 시대 르네상스 거장인 미켈란젤로에게 ‘스승’과도 같은 영향을 끼친 움브리아 지방 출신의 Luca Signorelli 루카 시뇨렐리 특별전이 이어진다. 70여점의 작품 중 많은 수가 처음 로마에서 전시된다. 그 중 이탈리아 국 외에서도 대여해 이 후엔 이탈리아에서도 관람하기 힘들 작품들이 있다. 이러한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번 전시는 500여년 전 로마를 첫 방문해 르네상스 전성기로의 디딤돌 역할과 더불어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구축했던 루카시뇨렐리를 기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성모자, LUCA SIGNORELLI, Metropolitan museum , NY>
루카 시뇨렐리는 1482년 식스투스 4세 교황의 부름으로 시스티나 소성당의 벽화를 그리기 위해 처음 방문했다. 라치오 주 북쪽에 위치한 움브리아 출신으로, 로마보다 움브리아와 토스카나 일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였고 현재에도 로마에서 그의 작품은 많은 수가 전시되지 않고 있지만 그의 활동은 후대의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회화에 밑그림과 같은 역할을 했다.
그는 로마에서 지내는 동안 도시의 고대 유물들을 감상하며 전형적 기독교 종교성화 스타일에 고전적 미학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였다. 특히 그를 로마에 호출한 식스투스 4세는 조카이제 후대의 교황인 율리우스 2세와 더불어 고대 유물과 예술에 팬이였는데 현재 캄피돌리오 박물관에 현재 전시되고 있는 <가시박힌 소년/ Spinario, Boy with the Thorn> 1471년 캄피돌리오 언덕에서 발굴 후 식스투스 4세에게 봉헌되었고 이 작품의 영감을 받은 바가 루카의 그림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모세의 증언, LUCA SIGNORELLI, CAPPELA SISTINA, VATICAN>
고대 조각의 고전적 신체 묘사를 닮은 세밀하고 입체적인 몸의 표현이 작품의 배경에 장식적으로 사용되며 <세바스티아노 성인의 순교>에선 전면적으로 활용된다. 이런 몸의 표현이 거센 파도처럼 휘몰아치듯이 조합되어 웅장하게까지 느껴지는 그의 마스터피스는 로마 근교 도시 움브리아의 오르비에토 대성당에 그려져있는 <최후의 심판>에서 강렬히 느낄 수 있다. 미켈란젤로는 루카의 <최후의 심판>을 극찬했고 자신의 작품에 루카에게 받은 영향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SPINARIO, MUSEI CAPITOLINI, ROMA>

<세바스티아노의 순교, LUCA SIGNORELL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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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심판 중 지옥, LUCA SIGNORELLI, ORVIETO DUOMO>

<최후의 심판 중 지옥, MICHELANGELO BUONAROTTI, CAPPELLA SISTINA, VATICAN>
전시의 방향은 로마에 방문한 루카의 시작과 그의 성장과 작품 세계의 구축, 미켈란젤로, 브라만테와 라파엘로까지 이 후의 세대와의 교류에서 그가 끼친 영향까지 약 7개의 챕터를 나누어 흘러간다. 로마에서 지나칠 수도 있지만 알고나면 르네상스에 대한 이해와 기억이 훨씬 풍성해질 수 있는 전시다. 로마에서 캄피돌리오 박물관을 방문한다면, 함께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기간 : 11월 3일까지
장소 : 캄피돌리오 박물관
시간 : 9:30 - 19:30
가격 : 박물관 통합권 16유로